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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작은 쉼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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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담하우스 댓글 0건 조회 2,973회 작성일 2019-10-0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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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는 여전히 푸르렀고 시원스런 파도소리도 예스러웠다.

아스라한 수평선 너머로 고기잡이배 한척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고,

너울져 몰려오던 파도는 바닷가 모래를 핥다가 이내 물거품으로 사라지곤 했다.

발끝에 닿을 듯 말 듯 파도의 흔적을 따라 모래톱 가장자리를 홀로 거닐며,

도시생활에서 가져 간 온갖 상념들을 바람결에 흩날려버리고

오로지 짙푸른 파도너울에 실려 온 바다이야기에 한참동안 귀를 기울였다.  

저 깊은 바다 속 열대어의 꿈을..., 산호초의 노래를...’ 말이다.

 

모처럼 일상에서 벗어나 내 삶에 작은 쉼표를주제로

시설 생활인들과 함께 양양 솔비치로 힐링(healing)캠프를 다녀왔다.

늘 좁은 시설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삶에서 벗어나,

생활인 가족들에게 멋진 휴양지에서의 쉼과 고급스럽고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근사한 식사를 하며,

그들의 생애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의도였다.

사실, 갓난아기들을 버스에 태우고 장거리 여행을 한다는 것이 모험일 수밖에 없지만,

나름대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채비를 철저히 하여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센터장 이영호)에서 사업제안서를 채택해 주셨고,

대명복지재단에서 리조트 숙박과 식사할인 등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송파 맘 카페회원 분들께서 영유아를 위한 카시트를 후원해 주셔서 안전한 여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렇듯 우리 생활인들은 사회적 연대의식에 기초한 많은 분들의 넉넉한 사랑과 지지 덕분에,

그간 살아오면서 제대로 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해 응어리진 마음을 훌훌 털어버릴 만큼,

또 하나의 새로운 가족으로서 교감하며 즐거운 나들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나없이 유모차를 밀며 끌며 바닷가를 산책하고, 노천카페에도 들려 차도 한잔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유모차 속의 아기와 눈 맞춤하는 앳된 엄마, 젖병을 입에 문채 잠투정하는 아기들의 모습, 여느 가족처럼 웃고 떠들며 걷는 젊은 임산부들,

이런 단란한 가족의 모습으로 눈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힐링(healing) 나들이가 되었다.

아마도 이러한 풍경들은 서로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렇게 가끔은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쉼표를 찍어가며 살고 싶다.  <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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