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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곰은 너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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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담하우스 댓글 0건 조회 2,935회 작성일 2019-07-2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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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아기 곰은 너무 귀여워~’ 라는 동요가 있다. 우리 자식들이 어렸을 때 부르던 노래인데, 지금도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유명한 동요이다. 동요 속의 아기 곰처럼 도담하우스에서 태어나는 아기들은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다만 아빠 곰이 존재하지 않아 서글프기는 하지만.

   병원에서 출산하여 시설로 돌아오는 갓난아이를 바라볼 때마다, 그 꼬물거리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ET처럼 주름진 얼굴에 강보에 푹 쌓여 있지만, 마냥 안아보고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꾹 참느라고 매번 혼이 난다. 이 세상에서 갓난아기들보다 평화스러운 모습이 또 있을까 싶다. 좀 더 자라서 보행기를 타고 옹알거리며 씽긋 웃기라도 할 때면 애간장을 다 녹이게 한다. 어떨 때는 하루 종일 아기만 바라보며 있고 싶을 때도 있다. 나 자신이 워낙 아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세상 근심을 다 잊게 하는 아이들만의 마력이 있는 것 같다.

   어떤 이가 이 세상에서 당신이 가장 많이 뽀뽀한 여자(?)가 누구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당연이 우리 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딸이 아기였을 때, 정수리에서부터 발가락 하나하나까지 뽀뽀를 마구 해 대었으니까. 심지어 배꼽이나 엉덩이에도 입 방구를 북북거리며 불어 대었으니까 말이다. 그 지독한 사랑은 아빠라면 누구라도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지금은 다 큰 성인이라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가끔 짜증을 부리긴 하지만, 여전히 딸 바보 아빠임을 부인하지 못하겠다.

   도담하우스 아기 엄마들은 너무 젊다. 10대이거나 20대 초반이다. 아직은 딸처럼 사랑받을 나이에 아기 엄마가 되었다. 그러나 아기를 사랑하는 어미 마음은 똑 같은 가 보다. 출산하기 전에는 성질 꽤나 부리던 생활인도 아이를 낳으면 달라지는 것 같다. 자신들도 그렇게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태어났다는 걸 이제 이해하는 걸까? 자식 키우는 부모가 되어 보아야 철이 든다는 옛말이 그르지 않은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도 아기 곰은 흔들 그네에 누워있거나 보행기에 올라 타 있다. 나는 일부러 아기 곰의 재롱을 보러 짐짓 아기 방에 들려보기도 한다. 어쩌면 정작 아기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것은 나인지도 모른다. 한번 웃어보라고, 한번만 나를 쳐다보라고 온갖 새소리 내며 손을 흔들며 얼굴을 실룩거리기 일쑤다. 다행히도 우리 도담하우스에는 평균 두세 마리의 아기 곰들이 살고 있다. 그래서 언제나 웃음꽃이 피어나는 행복한 집이다.   <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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