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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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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저 자격증 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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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담하우스 댓글 0건 조회 3,350회 작성일 2020-04-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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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시설에서 생활하다 퇴소한 친구가 찾아와 대뜸 원장님, 저 자격증 땄어요!’ 하며 자격증을 내밀었다. 컴퓨터 활용 관련 자격증이었는데, 그 자신만만한 표정과 밝게 웃는 얼굴을 바라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였다. 시설에 머무르는 동안 틈틈이 공부하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이제는 비록 인턴사원이기는 하지만 꿈에 그리던 사무직으로 취직까지 하였단다. 그 친구는 여기 들어오기 전에 알바 생으로 전전하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던 처지였던 것이다.

 

대부분의 생활인들은 입소 전 험난한 세상살이에 크게 낙담하여 의기소침한 채 입소한다. 더군다나 원치 않는 임신으로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삶의 의욕도 크게 낮아 주변을 경계하는 듯 불안한 눈빛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며칠 지내다보면 주변에 동병상련의 다정한 친구들도 만나게 되고, 종사자들의 진심어린 환대에 마음을 열게 되곤 한다. 그간 주위 사람들로부터 제대로 된 격려와 지지를 받아 본 기억이 없는 친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친구들에게 나도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실생활에서 필요한 각종 취창업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본인의 자발적인 참여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기에, 아직까지는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없어서 다행이다. 이들이 훈련하는 데 필요한 실습용 재료비 등은 아낌없이 지원해 주고 싶다. 비록 시설의 재정적 여력이 미치지 못할 경우라도, 내가 직접 후원자님들에게 호소를 해서라도 이들의 삶의 의지를 북돋아주고 싶다.

그들이 소박한 희망이라도 꿈꾸며 살게 하고 싶다. 비록 이전에는 초라하고 왜소한 삶의 모습이었을지라도, 이제는 든든한 지지자가 있다는 걸 느끼게 하고 싶다. 그리고 언제든 기댈 언덕이 되어주고 싶다. 나는 우리 집을 다시 찾아온 그들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친정에 놀러 온 그들에게 난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인가 잔뜩 챙겨주고 싶은 부모의 심정이다. 그래서 힘들고 지친 그들에게 충만한 삶의 에너지를 채워주고 싶다.

 

다시 찾아온 퇴소인은 함께 생활하던 친구들과 어울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모처럼 웃고 떠들며 같이 식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삶에 대한 충만한 자신감이 여러 생활인들에게도 전해졌으리라 본다. 그래서 현재의 생활인들도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며 성취하는 그런 전통이 하나 둘 쌓여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이 사회로부터 냉대 받고 설움 받는 어린 미혼모들이 새 삶의 희망을 꿈 꿀 수 있는 곳!,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주는 곳!, 아무 때나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곳!

그런 웃음 꽃 피는 행복한 집이 내가 그리는, 그리고 내가 그려갈 도담하우스이다.     <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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