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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始原)의 공백(空白)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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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담하우스 댓글 0건 조회 1,344회 작성일 2020-07-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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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히 흐르는 저 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거슬러 오르고 오르면, 그 마르지 않는 샘의 근원은 어디일까?

나의 핏줄을 찾아 거슬러 오르고 오르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 근원의 끝에는 어느 조상님이 계실까? 우리가 책에서 배운 대로 단군 할아버지일까?

갈매기의 꿈의 저자인 리처드 바크(Richard Bach)가장 단순한 질문이 가장 심오한 질문이다라고 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은 어디에서 왔는가?’, ‘당신의 어디로 가는가?’ 등등

 

언젠가 아마존 강의 발원지를 찾아 떠나는 탐험대를 TV로 본 적이 있다. 그 강의 근원이 어디인지? 그 물줄기의 시작점은 어디인지 단순한 질문에서 비롯되었으리라. 마치 동물들의 귀소(歸巢) 본능처럼 인간에게 있어서도 자신의 근원을 알고 싶어 하는 의문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주 삼국유사속 신령한 기운이 서린 신단수가 있었다는 태백산을 다녀왔다.

 

태백산! 태고(太古)의 훤한 공백의 달밤에 원시 늑대가 짖어대 아름드리나무가 쩡쩡 울리는 그 무한한 여백을 상상한다. 그 시원(始原)의 끄트머리에서 서성거렸을 조상님은 누구였을까? 수 천 년을 이어오는 영겁의 세월 속에서 맨 처음의 시간을 사신 이는 어느 님 이었을까? 울창한 숲길을 따라 한강의 원천(源泉) 찾아 산을 오르는 내내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폈다.

 

아마도 돌도끼를 휘두르며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던 태고의 시절에는 오늘날과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니 지구 온난화니 하는 재앙은 상상하지도 못했으리라. 하나뿐인 지구의 생태계를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무참히 파괴하면서도 미래를 이어갈 후세는 생각지도 않는 현대인의 오만함은 없었으리라. 그 처음을 열었던 조상님에게 우리는 부끄럽지 않은 후손일까?

 

이번 태백산행은 시설의 운영위원 워크숍 일정 중 하나였다. 운영위원은 시설의 사업계획이나 예산, 운영규정 등을 검토하고 자문해주시는 분들이다. 관련 법률에서 정한 위원회로 주무관청(구청장)에서 위촉되어 우리 시설의 이런저런 사정을 살펴 도와주시는 고마운 분들인 것이다. 일행과 함께 한강의 발원지라는 검룡소를 찾아 산길을 오르는 동안 시원(始原)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주 오래된 시간 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다보니 변함없었을 바람소리, 물소리도 정겨웠다. 부슬거리는 안개비 속에서도 청정한 숲속의 고즈넉한 오솔길을 걷는 동안 일상 속의 번민들이 잊혀지는 치유의 시간이 되었다. <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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