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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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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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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담하우스 댓글 0건 조회 2,806회 작성일 2019-07-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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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우스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을 앞두고 껄껄껄하며 후회 한다고 한다. ‘베풀 껄’, ‘용서할 껄’, ‘사랑할 껄하면서 말이다. 우스개치고는 너무 멋진 말인 것 같다. 시중 서점에는 죽기 전에 봐야 할 책’, ‘죽기 전에 가보야 할 곳등등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공개하고 있다. 우리의 인생살이가 유한하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닫고 후회 없는 삶을 살자는 의미일 게다.

   인도의 걸인들은 행인들에게 손을 내미는 구걸행위를 하면서도 오히려 당당하게 큰 소리 친다고 한다. 당신에게 () 지을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나 역시 지인들에게 죽기 전에 베풀 껄하며 후회하지 말고, 좋은 나눔 하라고 뻔뻔한 논리로 지갑을 강탈(?)한다. 한 달에 만원씩만 후원하라고 말이다. 후원금을 나 개인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약자인 미혼모들을 위해 쓴다는 생각에 오히려 당당하게 cms(출금자동이체서비스) 용지를 내미는 것이다.

   우리 시설에서는 월 1만원이면 일반 후원자가 된다. 2만원이면 VIP회원이 된다. 물론 더 많은 금액을 후원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분들은 VVIP회원으로 모신다. VVIP회원은 굴지의 후원모금기관처럼 아너스 클럽동판으로 새기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시설 응접실 벽의 사과나무 장식에 이름을 붙여 소중한 뜻을 기리기로 했다. 현재는 개인으로 박은아’, ‘오동헌’, ‘서미경님이 있고, 단체로는 대명복지재단’, ‘여성행복시대’, ‘송파구 약사회’, ‘2D 치과'등의 이름이 올라있다. 물론 후원금액의 많고 적음보다도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하고 지지하며 성원해 주는 마음들의 합이 더 소중하다.

   비록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느낀 것은 이 세상에는 좋은 뜻을 가진 분들이 참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이는 자녀의 돌잔치 때 받은 금품을 같은 또래의 더 어려운 처지의 아이를 위해 쓰라고 돌배기 자녀 이름으로 후원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조리실에 에어컨이 없어 조리사가 땀을 뻘뻘 흘리며 생활인들 음식을 만든다는 사정을 알고, 출가한 자녀에게 부탁해 에어컨을 기증하기도 한다. 시설 미혼모 또래의 20대 학생들이 찾아와 여성용품을 후원하기도 하고, 화장품 회사 대표가 직접 찾아오며 가져온 후원물품이 적다며 계면쩍어 하기도 한다. 또 지역사회에 있는 기관단체사업체 등에서도 많은 금품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기도 한다.

   교통이 편리하고 번듯한 건물의 복지시설인 경우, 유명세를 타고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각계각층에서 찾아오는 이도 많고 후원 물품의 쏠림현상도 있지만, 도담하우스는 변두리에 있는 작은 시설이기에 일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러기에 애써 찾아내고 일부러 시간 내어 어렵게 방문하시는 마음이 너무 귀하고 고맙게 생각된다. 그럼 후원자들에게 무엇으로 보답해야할까? 그 분들의 뜻이 빛바래지 않도록 알뜰살뜰 아껴 쓰고 투명하게 사용내역을 공개하는 것이리라. 현재는 감사의 문자를 드리는 게 전부이지만, 여건이 허락한다면 회지(會誌)를 정기 발간하여 보내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도담하우스는 작지만 강한 복지시설, 마음이 넉넉해지는 최고의 복지 서비스 시설로 거듭 날 것이다.   <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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